아시아 3대 국가인 한국, 중국, 일본은 바이오 산업에서 각기 다른 성장 전략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유전자치료제 분야에서는 정부 정책, 산업 생태계, 기업의 투자 규모 등에 따라 상이한 발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아시아 주요 3국의 유전자치료제 산업을 중심으로, 국가별 특징과 경쟁력을 상세히 비교해보겠습니다.
한국 바이오 산업의 강점과 한계
한국은 바이오 기술력은 물론 정부 주도의 R&D 지원이 활발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특히 202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유전자치료제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대형 제약사와 바이오 벤처 기업들이 앞다투어 시장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가장 주목할 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과 같은 글로벌 CDMO(위탁생산개발) 기업들의 활약입니다. 이들은 mRNA 백신과 항체 치료제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유전자 기반 치료제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는 2023년부터 ‘바이오헬스 국가비전’을 발표하며 연 5조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바이오 신약 개발과 임상 지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유전자치료제 승인 건수가 적고, 임상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됩니다. 규제 절차가 상대적으로 까다롭고, 초기 연구단계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한 구조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간-정부 간 협력체계 강화와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가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탄탄한 기술력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유전자치료제 시장에 접근하고 있지만, 상용화 경험 부족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의 급성장과 공격적 투자 전략
중국은 바이오 산업 전반에서 ‘속도전’을 벌이며 세계 시장을 추격하고 있습니다. 유전자치료제 분야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중국 정부는 ‘14차 5개년 계획’을 통해 바이오경제를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연간 수십 조 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CRISPR-Cas9 기반 유전자 편집 기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며, 일부 기업은 임상 2상까지 빠르게 진입하는 등 상용화 속도 면에서는 다른 국가보다 앞서 있는 모습입니다.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는 바이오 클러스터가 조성되어 있고, 수백 개의 스타트업이 인공지능, 유전체 분석, 세포치료 등 다양한 세부 분야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은 대규모 인구를 바탕으로 한 임상시험의 규모 면에서도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규제 완화 정책이 비교적 빠르게 적용되는 환경 덕분에 임상 및 제품 승인 속도가 빠릅니다.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도 중국 시장에 직접 투자하거나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윤리 문제와 데이터 신뢰성, 특허 보호 체계 부족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성 확보와 글로벌 승인 과정에서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중국 바이오 산업의 핵심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일본 바이오 산업의 보수적 진보
일본은 오랜 제약 산업의 전통을 가진 국가로, 안정적인 임상 경험과 규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유전자치료제 분야에서도 ‘점진적 진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신중한 개발 전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일본 기업으로는 다케다제약, 아스텔라스제약 등이 있으며, 이들은 유전질환과 희귀병 중심의 유전자치료제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 정부는 2020년부터 ‘첨단재생의료법’을 도입해 유전자치료제를 포함한 첨단 치료기술의 임시 승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초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빠른 시장 진입을 허용하면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는 일본만의 방식입니다. 또한, 일본은 환자 중심의 치료 시스템과 장기 추적 연구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어, 중장기적 안정성을 확보한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유리합니다. 다만, 신규 스타트업 수가 줄어들고 있고, 전반적인 산업 역동성 측면에서는 한국이나 중국보다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일본은 보수적이지만 견고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특정 분야에 집중된 유전자치료제 전략을 통해 독자적인 길을 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기술력과 정부 지원이 강점이고, 중국은 빠른 상용화와 투자 속도가 돋보이며, 일본은 안정성과 신뢰 중심의 개발 전략이 특징입니다. 세 나라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유전자치료제 산업을 성장시키고 있으며,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국가가 리더십을 확보할지 주목됩니다. 바이오 산업에 관심이 있다면 이들의 전략을 비교 분석해 투자나 진로 선택에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